명석한 줄만 알았던 두뇌, 네가 나를 속일 줄이야

인간의 두뇌는 매일 엄청나게 많은 일을 합니다. 심박수와 혈압, 호흡을 통제하고, 수면 리듬을 조율하며, 한 인간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사고와 기억을 가능하게 해 주죠.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뇌는 우리의 생존을 보장할 뿐 아니라 우리를 매 순간 우리답게 만듭니다. 

하지만 사람이 일만 하고 쉬지 않으면 실수를 저지르는 것처럼, 뇌도 마찬가지랍니다.  아래 기사를 보시면, 의도치 않은 조작 오류로 인한 뇌의 실수에는 어떤 유형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1. 기존의 신념에 부합하는 정보를 제공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뇌는 기대와 일치하는 종류의 정보를 골라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와 비슷하게 생각하고, 우리 생각이 옳다고 확인해 주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죠. 우리는 또 상반된 견해가 있을 때, 유리한 쪽으로 믿어 버립니다. 심리학자들이 '확증 편향'이라고 부르는 현상입니다. 

확증 편향과 비슷한 현상으로, '빈도 착각'이 있습니다. 가령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 그때부터 갑자기 세상에 임신부가 넘쳐나는 것처럼 배 부른 여자들만 눈에 띄는 거죠. 본인이 최근에 구입한 자동차와 같은 모델을, 길에서 유독 자주 마주치게 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portret 680: carrying the weight of the future

2. 원인과 결과를 혼동한다. 

뇌가 종종 저지르는 실수는,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겁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수영 선수의 몸매를 보면서 혹독한 연습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을 하죠. 하지만 실은 처음부터 특정한 자질이 있었기 때문에, 그 사람이 수영 선수가 될 수 있었던 겁니다. 

물론, 열심히 훈련하면 필요한 근육이 더 발달하긴 합니다. 하지만 상체가 길고, 다리가 짧고, 어깨가 넓고, 폐활량이 좋은 등의 특징은 사실 결과가 아니라 원인입니다. 애초에 그런 자질을 타고난 덕분에, 이후 훈련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던 거죠. 

Swimmers

3. '기준점'에 기반한 결정을 내린다. 

뇌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소비를 하는 대신, 기준점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우리가 어떤 물건을 살 때 합리적인 가격에 이끌려 소비를 하는 것 같지만, 실은 '기준점'이 되는 다른 가격과의 비교를 통해 소비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쇼윈도에서 15만원짜리 신발 한 켤레를 봤습니다. 뇌가 너무 비싸다는 신호를 보내면, 우리는 그 신발을 구입하지 않겠죠. 하지만 똑같은 신발이 30만원에서 15만원으로 가격을 내린 것을 보면, 뇌는 그 가격이 엄청난 세일 가격이라고 생각해 얼른 사라고 난리를 칠 겁니다. 그 순간, 우리는 내가 진짜 이 신발이 필요한지, 이 가격이 정말 합리적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이전 가격과의 차이에만 정신이 팔려, 이 투자에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따지지 않는 겁니다. 

Espadrille delight

4. 확률을 착각한다. 

동전 던지기를 할 때,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은 정확히 각각 50%입니다. 하지만 동전을 20번 던져서 앞면이 20번 나오면, 그때부터 뇌는 우리에게 앞면이 나올 확률이 더 높다는 착각을 불어 넣습니다. 실제 확률은 여전히 반반인데 말이죠. 

'도박꾼의 착각'이라고 불리는 이 오류 때문에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카지노에서 돈을 날립니다. 매 게임마다 돈을 날릴 위험성은 동일한데, 몇 번의 고배를 마시면 행운이 찾아올 것이라는 헛된 기대를 하는 거죠. 

Coin roll

5. 실패한 구매를 정당화 한다. 

납치된 피해자가 납치범에게 심정적으로 동조하게 되는 것을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물건을 사고 후회할 때도, 이와 동일한 심리 현상이 나타나는 걸 아셨나요? 

해당 소비가 기대했던 만큼의 만족을 주지 않은 상황에서, 뇌는 우리가 그 소비의 정당성을 믿을 때까지 우리를 설득하려 합니다. 원치 않는 물건의 구매에 동조하게 되는 이 현상을 '구매자의 스톡홀름 신드롬'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woman window shopping

인간의 두뇌는 매일 엄청난 성능을 발휘합니다. 가끔 실수 한두 개쯤 한다고 놀랄 일은 아니죠. 하지만 이제 우리는 뇌가 어떤 식으로 속임수를 쓰는지 알았으니까, 앞으로는 비슷한 상황에서 '진실의 눈'을 번쩍 뜰 수 있겠죠? 

이 링크를 클릭하면, 심리적 오류로 인해 일상에서 쉽게 겪는 '눈의 착각'을 추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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