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은 잘 모르는, 기묘한 휴가지 10곳

'휴가'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시나요? 평화로운 백사장에 누워 푸른 바다 감상하는 광경 아닐까요? 이런 단조로운 휴가지가 영 성에 차지 않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아래 10곳의 풍경을 보시면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댈 겁니다. 으스스하지만, 그 안에 숨은 사연은 대단히 흥미진진합니다.  

1. 핀란드의 조각상 공원

1960년대 초부터 2010년 사망 때까지, 핀란드의 유명한 예술가 베이주 룐코넨(Veijo Rönkkönen)는 500여점의 콘크리트 조각상을 만들었습니다. 거처를 옮기지 않고 한 집에서 평생 살았던 그는 집 앞에 완성한 조각상을 하나 둘 세워두었죠.

wikimedia/Minna Haveri/CC BY-SA 3.0

요가 자세를 취한 듯,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불편한 느낌의 조각상. 웃는 얼굴마저 으스스한 느낌이 도는데요. 작품 몇몇엔 인간의 치아가 쓰이기도 했습니다. 이곳을 방문한 방문객들은 대부분의 조각상이 예술가의 실제 몸을 본뜬 거라 짐작합니다.

Patsaspuisto 5

2. 독일 벨리츠

제1차, 2차 세계 대전이 연달아 터지고, 그 이후 찾아온 냉전 시대까지. 독일 베를린 남서부 근교에 위치한 소도시 벨리츠엔 1898년 완공된 오래된 병원 단지가 남아 있습니다. 잇따른 전쟁 때마다 부상 당한 군인들을 치료하기 위해 쓰였던 곳이죠. 병동 내에 1급 기밀 부서 역시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eelitz-Heilstätten

전쟁 후 벨리츠 지역에 남은 으스스한 폐허의 전경은 오늘날 사진 작가 및 무수한 공포영화 배경으로 색다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1994년 러시아 부대가 철수한 뒤로는 건물 일부를 의료 목적으로 사용해왔으며, 현재는 예술가를 위한 대규모 거주단지로 용도 변경할 계획에 있다고 합니다. 

Beelitz Heilstätten - Frauenklinik

3. 미국 센트레일리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위치한 이 마을은 '유령 타운'으로 잘 알려졌습니다. 1962년 불어닥친 재앙 이후로, 주민이 10명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이죠.

Abandoned PA-61, 1

당시 지하 탄광에서 발생한 화재는 지금까지도 꺼지지 않고 계속 되고 있습니다. 화재의 정확한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채로 말이죠.  

Centralia Pennsylvania Coal Fire 2011

화재 진압에 대한 미련은 이미 버린 지 오래. 전문가들은 지하 15km²에 매장된 무연탄으로 100년에서 200년간 화재를 지속할 수 있다고 합니다. 센트레일리아는 현재 미국 내 화재가 지속되는 탄광 지대 112곳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하네요. 

Centralia Pennsylvania Coal Fire 2008

4. 심연의 그리스도

이탈리아 산 프루투오소 근해, 해저 15m 바닥에서 그리스도 동상이 발견되었습니다. 이후, 이곳은 다이버들의 성지로 떠오르게 됩니다.

Christ of Abyss Key Largo, John Pennekamp Park

<심연의 그리스도>라는 이름을 가진 2.5m 높이의 조각상은 1954년 둘리오 마르칸테에 의해 이 곳으로 옮겨졌습니다. 이탈리아 해군의 도움으로 이송 및 배치에 성공했다고 하네요. 조각상을 바다 밑에 둔 이유는 다름아닌 스쿠버 다이빙 도중 사고로 죽은 친구 다리오 곤자티를 기리기 위해서 라고 합니다. 

Foto Vittorio Innocente

5. 허수아비 마을

일본 시코쿠에 위치한 산촌 마을 나고로엔 한때 300명 이상의 주민이 어울려 살았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이 하나둘 도시로 떠나버리고, 지금은 30여 명만이 남아 쓸쓸히 마을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후, 350여 개의 허수아비 인형이 떠난 주민들을 대신하기 시작합니다.

Nagoro, Tokushima, Japan - Sunday, October 9, 10:59 AM

쓰키미 아야노(68세)는 2000년 고향에 돌아와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을 딴 허수아비 인형을 만들었습니다. 실물 크기로 제작해 아버지 옷까지 입히자 그럴 듯했죠. 쓰기미의 허수아비 인형에 새들 뿐 아니라, 주민들까지 감쪽같이 속았습니다.  

Ohne Titel

그렇게 쓰키미씨의 허수아비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 마을 곳곳에 주민들의 모습을 딴 허수아비를 만들어 배치하기 시작했고, 머지 않아 나고로 마을은 수많은 여행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관광 명소가 되었습니다

Ohne Titel

6.절벽에 매달린 관

이곳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 보면 식겁할 광경이지만, 인도네시아에 가면 제법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Hanging Coffins of Sagada

우리나라는 장례 후 주로 땅에 묻거나 화장하지만, 이 지역에서는 관을 높은 곳에 매다는 풍습이 있습니다. 무려 1700년 전의 기록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대단히 오래된 전통입니다. 

Hanging Coffins, Sagada, Philippines

7. 호파 빌라

호파 빌라는 싱가포르에 있는 공원으로, 중국에서 내려오는 설화 및 공자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만든 1000여 점의 조각상과 150여 점의 민화가 전시된 유명 관광지입니다. 2년의 건축 기간을 거쳐 1939년 개장했습니다.

Haw Par Villa-23

동생을 위한 공간을 원했던 미얀마의 사업가 오분호의 의뢰로 제작되었다고 하네요. 이 형제는 다름아닌 '호랑이 연고'를 세계적으로 히트시킨 장본인입니다. 

Haw Par Villa

공원 출입은 기본적으로 무료이며,<열 개의 지옥> 전시회 및 형제가 수집한 옥 세공품 전시회 등 특별전 관람 시에만 입장료를 받는다고 합니다. 중국의 설화를 기반으로 구현한 지옥의 광경과 불교의 가르침이 기묘한 조화를 이루는 작품입니다. 

haw_par_villa_JQL4504

8. 팔레르모의 카푸친 무덤

카푸친 수도원의 지하묘지입니다. 2,000여 구 이상의 미라가 발견돼 화제가 된 장소죠. 수도원은 1534년에 세워졌으며, 1599년에 무덤 발굴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Catacombe dei Cappuccini

무덤은 총 5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남자, 여자, 지식인, 수사, 신부로 분류된 모습입니다.

Capuchin's Catacombs of Palermo by sailorman627

유명한 작가나 화가, 저명한 의사들의 시신뿐 아니라, 유럽을 휩쓴 독감으로 1920년 12월 6일 2살의 나이에 짧은 생을 마감한 로잘리아 롬바르도의 시신도 잘 보존돼 있습니다. 당대의 뛰어난 유체보존기술은 오랜 시간 수수께끼로 남아있다가 2009년에 이르러 규명됐습니다.  

Rosalia Lombardo ai Cappuccini

9. 인형의 섬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이 섬에 사는 주민은 어부 줄리안 산타나가 유일했습니다. 그는 1951년, 익사한 어린 소녀의 시체가 운하에 쓸려 온 것을 보았죠. 소녀의 영혼은 저주받은 듯했고, 이에 산타나는 가엾은 소녀의 넋을 기리기로 했습니다. 

Остров погибших кукол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산타나는 소녀의 저주에 걸리고 말았고, 악령을 쫓기 위해 섬 곳곳에 인형을 매달아 두기 시작했습니다. 2001년 그가 사망했을 때, 공교롭게도 그가 죽은 장소는 수십 년 전 소녀의 시체가 발견되었던 운하였습니다. 만취한 상태에서 익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Isla de las muñecas

1990년대에 이르러 이 음산한 섬은 전 세계 관광객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습니다. 사업에 통 관심이 없었던 산타나는 밀려드는 방문객을 그대로 허용했으나, 그의 조카가 섬을 인수한 뒤로 보트 투어 상품 개발 및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Isla de Las Muñecas

10. 쿠트나 호라 해골 성당

체코 프라하에서 약 70km 떨어진 쿠트나 호라엔 대략 40,000~70,000여 구로 추정되는 시신에서 수습한 뼈로 장식된 성당이 있습니다. 

Sedlec Ossuary Entrance, Kutná Hora, Czech Republic.

사실 시신에서 수습한 뼈를 모아둔 장소는 유럽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성당처럼 내부 인테리어를 전부 뼈로 장식하는 수준은 극히 드물다고 하네요.  

sedlec ossuary

이 성당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문어다리 샹들리에와 슈바르젠베르그 가의 문장입니다. 사진만 봐도 숨 막힐 듯한 장엄함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Sedlec Ossuary

으스스한 휴가지 10선, 어떠셨나요? 등골이 서늘한 공포감과 함께 형용할 수 없는 매력을 뿜어내는 이색 여행지 모음. 한 곳 선정해서 올 여름 도전해봐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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