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할머니가 아이들 교육에 지나치게 간섭할 때 꿀팁 8

어른 둘이서 아이를 키우기란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맞벌이가 기본이다보니 최근에는 부모만이 아니라 조부모도 팔을 걷어붙이고 아이들을 돌봐줍니다. 9시부터 6시까지 꼼짝없이 직장에 붙잡혀있는 어른의 입장에서 이보다 감사한 일이 없죠. 하지만 육아에 너무 참견을 많이 하시면 조금 불편해집니다. 특히 아이들 앞에서 뭐라고 핀잔을 주시기라도 하면 자식은 부모로서 곤란해지기도 하는지라, "알아서 할게요"라는 가시 돋친 말이 툭 나오기 쉽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와 조부모 사이의 관계부터 원만하게 정리되어야 합니다. 보이지 않는 적절한 선을 어느정도 그어 둘 필요가 있죠. 절대로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제 자신만의 가족이 생긴 만큼 꼭 필요한 일입니다. 이 과정에서 묵혀두었던 앙금이 풀릴 때도 있고, 오히려 심해지기도 하죠. 분명히 조부모는 도와주려고 한 충고인데 부모는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고, 조부모의 눈에는 부모도 아직까지 어린아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도움이 꼭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죠.

다음의 8가지 팁으로 조부모와의 관계를 부드럽게 정립해보시길. 이왕이면 부모를 거들어 손주들을 돌봐주려고 하시는 분들이니, 오래오래 함께 잘 지내면 좋지 않겠습니까.

Nana

1. 할 일 배분하기

조부모는 손주를 아이를 기를 두 번째 기회라 생각합니다. 자신의 육아 원칙을 완강히 고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식에게 해주지 못했던 시간과 돈을 들여 정성껏 돌봐주는 이도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오냐오냐 하셔서 놀이방이 지나치게 어지럽다든지, 말도 없이 아이의 머리카락을 직접 잘라버리신다든지 하는 일이 있다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로가 할 일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배분하고 규정해봅시다. 조부모도 주어진 역할을 통해 육아에 참여하는 동시에 자신의 선이 어디까지인지 파악하기 쉬워집니다. 이렇게 해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일정 기간 애를 돌보는 걸 도와주지 않으셔도 된다고 완곡하게 말해봅시다.

Execution

2. 육아 주도권 되찾기

"아기 모자 씌우지 않고 뭘 하고 있니" 혹은 "수유할 때 아이를 그렇게 드는 거 아니야" 등의 충고를 들으면, 우선 속에서 부아가 치밀어 오릅니다. 잔소리가 너무 많이 들려 신경이 슬슬 긁히는 걸 어쩌겠습니까. 따박따박 따지고 싶은 충동은 이해합니다만, 이럴 때야말로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대처할 때입니다. 어떤 충고가 불필요하고, 어떤 충고가 필요한지 침착하게 생각해보도록 합시다. 생각이 정리되면 스트레스도 덜 받게 됩니다. 참고로,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아이들의 조부모는 독자 여러분의 부모입니다. 당연히 여러분에게 충고를 주고 싶으시겠죠! 그 마음을 잘 헤아려주세요.

Just under a month old Shayla and Grandma

3. 믿음을 드리기

부모 혼자 아이를 기를 수 없다는 점은 명심하셔야 합니다. 아이가 크면서 유치원, 학교 등의 교육 기관을 비롯해 여러분의 부모로부터도 간섭을 받게 되죠. 그러니 조부모에게 아이들을 맡길 땐 한번 믿어봐 주시길 바랍니다. 아이를 돌보는 방법에 대해 시시콜콜 다 알려드릴 필요가 없습니다. 약간의 자유와 재량은 서로에게도 좋습니다. 아이들은 사람마다 다른 규칙과 신념이 있다는 걸 배우게 됩니다. 특히 아이가 할머니, 할아버지와 보내는 시간이 부족한 경우엔 조부모가 한없이 아이들에게 잘해주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큰 선물을 받거나, 무한정으로 TV 보는 등의 자유도 가끔은 괜찮지 않을까요?

Nov.2011,Linda's Birthday

4. 대화 중 '항상' 혹은 '절대'라는 말 사용하지 않기

조부모와 부모 간 관계를 완화하는 최선의 방법은 대화입니다. 그렇다고 짜증이 섞인 대화는 서로에게 상처만 남길뿐입니다. "또 이러시네", "이건 절대 안 하시네", "만날 내가 하네" 등의 일반화 발언은 자제해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시점과 감정을 이해시켜드리는 동시에, 특정 사건에 집중해서만 이야기하시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서, "다음에 혹시 무슨 일이 있으면 미리 메시지 해 주실 수 있을까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면 저도 마음이 안심이 되거든요." 혹은 "감사해요, 여기는 한번 제가 알아서 해보도록 할게요." 등의 말을 해도 분위기는 쉽게 환기됩니다.

Grandma Helga doing her best Khrushchev impression

5. 배우자에게 부탁하기

만약 그냥 조부모도 아닌 배우자의 부모님이 육아에 참견하신다면, 배우자에게 직접 중재를 요청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남편 혹은 아내는 그럴 때마다 이렇게 말하겠죠. "그냥 좋은 마음에서 하신 말인데, 왜 그래." 이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물론 배우자의 부모님이 당신을 적대시하는 일은 없겠죠. 그래도 듣기에 불편한 말이라면 그대로 듣고 있을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만약 자꾸 잔소리를 하시거나 부담을 주신다면 그를 말릴 수 있는 사람은 그들의 직계 자녀인 당신의 배우자 뿐입니다.

The only thing that shuts Enzo up...

6. 나의 결정에 확신 갖기

육아 초반, 부모의 마음은 불안정하고 연약하기만 합니다. 자신이 옳은 결정을 내리는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고민하죠. 그럴수록 조부모가 육아에 참견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육아 방식은 제각기 다를 뿐, 확실하게 옳고 그르다를 판가름하는 기준은 없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얼마나 육아에 진지한지 조부모에게 똑바로 밝히시길 바랍니다. 부모로서 가끔은 위험을 감수하겠다고도 분명히 말해야 합니다. 육아 잔소리에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방법이 담긴 이 기사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죠.

Anya, exhausted by the exhausted Sonya:)

7. 갈등의 원인 찾기

고부갈등의 원인은 아마 육아가 아닌 과거에 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래도 알아두세요, 조부모가 육아에 참견한다는 건 아이들을 기르는데 큰 관심과 사랑이 있다는 뜻입니다. 갈등의 원인이 정확히 뭔지 한번 파고들어 알아보시길 바랍니다. 잔소리가 듣기 싫은 이유는 다른 곳에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이 원인을 잘 파악하고 나면 한층 더 성숙하게 대처하실 수 있을 겁니다.

Rubiks Kub

8. "고마워"라고 말하기

육아를 도와주시는 조부모에게 감사를 표할 줄도 아셔야 합니다. 고부갈등을 사르르 녹아 없어지게 하는 마법의 단어, "고마워"를 말해보시길 바랍니다. 지나친 참견과 적절한 도움 사이의 선을 명확히 긋고 관계를 재정립하는데 좋은 표현입니다. 여러분의 부모도 몇십 년 동안의 인생 경험으로 지식을 체화하신 분들입니다. 그렇다 보니 어떤 부분에서는 다소 고집을 부리시기도 합니다. 열 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 없다고 하죠. 인내심을 갖고 존중하는 태도로 대화를 이어 나가보도록 합시다.

Fixer Kayleigh Duddin with her Grandma

제아무리 화목한 가정이라도 때때로 불협화음이 있기 마련입니다. 부모, 조부모, 손주 사이의 문제를 유연하게 풀고 싶다면 위의 8가지 꿀팁을 꼭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만약 갈등의 골이 너무 깊어 혼자서 해결하기가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해보아도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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