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이 직접 알려주는 비행기에 대한 모든 것

하늘 높이 날아 오르고 싶은 욕망은 일찌감치 고대 이카루스의 신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하늘을 날고픈 꿈과 첨단 과학이 만나 탄생한 비행기. 비행기가 휴가를 떠나기 위해 당연히 올라타는 대중교통수단이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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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기장석에 앉은 근사한 유니폼의 파일럿 뒷모습을 보며 막연히 칵핏(조종실)에 앉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어쩌다 한번 비행기에 오르는 승객의 입장에서는 하늘을 난다는 사실 자체가 짜릿한 경험입니다. 아래, 호기심 가득한 승객들이 자주 던지는 질문 17가지를 모아보았습니다. 물론 기장님이 성심성의껏 답변한 내용까지 함께요! 

1. 기장님은 조종실에서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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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조종사가 피곤한 나머지 운행 중 잠들면 어쩌나 걱정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 일이 있어도 자동 조종 시스템(오토파일럿)이 있기에 괜찮습니다. 단, 이럴 땐 다른 조종사가 자리를 지키며 안전을 책임집니다. 장거리 운행엔 보통 3명의 조종사가 투입되며, 2명이 조종실에서 운항 업무를 맡고 1명씩 번갈아가며 객실로 나와 휴식을 취합니다.

2. 조종사로 들어갈 때 피어싱이나 수염이 허용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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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피어싱을 하면 안됩니다. 부스스하게 자란 수염도 금지사항이고요. 이유는 산소마스크 착용 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얼굴에 딱 맞게 설계되어 있거든요. 이게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비상 상황 발생 시 승객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게 됩니다. 

3. 조종실 안에서 문을 잠그면, 밖에 있는 동료가 어떻게 조종실에 들어갈 수 있나요?

이륙 전 조종사는 특정 코드를 부여받아 이를 사무장에게 전달합니다. 두 조종사 모두 의식을 잃는 긴급 사태가 발생하면, 승무원이 이 코드를 이용해 조종실로 진입할 수 있죠. 만약 조종사의 의식이 살아있고 진입하려는 이가 승무원이 아닌 경우라면, 안에서 조종실 잠금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4. 착륙 전 공항 주변을 빙글빙글 도는 이유가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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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착륙 전 여객기가 창공을 한두번 돈다고 해서 걱정하실 것 없어요. 여기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동물이나 물체가 활주로에서 발견되거나, 강풍이 불거나, 빈 활주로가 없어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있죠. 이를 대비해 여유분의 연료를 싣고 있으므로, 예상 도착 시간보다 조금 더 오래 떠 있다고 해서 염려하실 필요 없습니다. 

5. 새, 번개, 우박 중 뭐가 가장 위험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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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항 중 번개는 승객 여러분이 느끼시는 것보다 훨씬 더 자주 만납니다. 행여라도 번개를 맞고 전기가 차단되는 상황이 닥쳐도, 곧바로 조치해 재가동할 수 있습니다. 

우박은 폭풍우와 마찬가지로 위험합니다. 따라서, 레이다를 통해 악천후를 감지하고 우박을 피해  운항합니다.

가장 큰 위협은 다름 아닌 조류의 출현입니다. 어디선가 날아와 터빈에 빨려들어가기라도 하면 대참사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이를 두려워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기체에 알람이 장착돼 있어 새가 접근하면 소음으로 멀리 쫓아버리거든요.

6. 기내에서 아기가 태어나면, 아기의 국적은 어떻게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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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엔 아기가 태어난 여객기가 소속된 항공사의 결정에 따라 세 가지 답이 가능합니다. 항공사 본사가 있는 나라, 태어날 당시여객기가 통과하던 나라, 또는 도착점의 나라가 될 수 있죠. 이중 가장 흔한 건 항공사 본사가 위치한 나라입니다. 어떤 항공사는 기내에서 태어난 아기에게 평생 쓸 수 있는 무료 항공권을 선물하기도 하죠.  

7. 운행 중 뭘 드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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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항공사는 소속 조종사에게 특별식을 제공하며, 메뉴 선택권을 줍니다. 기장이 닭고기를 먹겠다고 하면, 부기장은 다른 메뉴를 고르는 식이죠. 식중독과 같은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두 조종사는 서로 다른 메뉴를 선택해 먹고 위험 부담을 줄입니다. 한 사람이 식사하는 동안 다른 사람이 운항을 맡으며, 둘이 동시에 식사하는 일은 없습니다. 

8. 터빈엔 왜 나선형 무늬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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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빈은 굉음을 내지 않고 작동하기 때문에, 작동 중인 터빈에 뭣모르고 접근하다 심각한 사고가 자주 발생하곤 했습니다. 돌아가는 터빈 앞에 서면  몸이 몇 미터 위로 붕 뜨며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죠. 따라서, 작동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있도록 눈에 띄는 나선무늬를 넣은 겁니다. 

9. 간혹 객실에 앉아 계시던데, 이유가 뭔가요?

이따금 운항 스케줄에 따라, 조종사가 항공편을 이용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항공사 유니폼을 갖춰입은 조종사는 객실에서 지켜야할 규칙이 있습니다. 음식을 먹지 않으며, 음악이나 영화 등을 볼 수 없고 잠을 자서도 안됩니다. 따라서, 조종사는 여러 승객의 눈에 띄지 않는 일등석이나 특별 지정 구역에 앉는 경우가 많습니다.

10. 비상 착륙시 어떤 쪽이 더 나은 가요, 땅 아니면 물 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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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모델과 연식에 따라 다르나, 보통 기반이 단단한 표면에 착륙하는 게 훨씬 더 쉽다고 보시면 됩니다. 깊이와 유속에 따라 착륙에 무리가 올 수 있고, 물에 가라앉기라도 하면 그땐 더 큰 문제로 이어지니까요. 따라서 가능하면 땅 위에 착륙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11. 처음에 말씀하신 오토파일럿으로 착륙도 가능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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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 과정이 자동 조종 장치로 운항되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조종사가 언제든지 개입해 수동 조작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오토파일럿의 역할이 크죠. 착륙 시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땐 반드시 조종사 중 한 명이 스위치를 켜야 하고요. 수동으로 코스를 수정할 수도 있습니다.   

12. 산소마스크를 쓰면 정확히 얼마나 살아있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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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모델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산소마스크 착용 후 약 10-20분간 산소를 공급받게 됩니다. 짧다고 느끼시겠지만,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산소가 점차 떨어지는 시점엔 하강해서 승객이 스스로 산소를 공급받을 수 있는 지점까지 내려가니까요. 조종사가 쓰는 산소마스크는 약 90분간 산소를 공급하며, 따라서 비상 사태 발생시 착륙까지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륙 전 정상 작동 여부를 반드시 확인합니다.

13. 엔진이 전부 고장나면, 어떻게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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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여러분이 잘 모르는 사실이 있는데요, 비행기가 적당한 고도에 이르면 활공 상태로 전환됩니다. 또한 기체에 달린 모든 엔진이 한꺼번에 작동하지 않는 경우는 대단히 드물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착륙은 가능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1982년 운항 중 엔진 고장을 일으킨 보잉 747기가 있죠. 당시에도 활공 상태에서 착륙해 263명의  승객이 무사히 구조됐습니다. 

14. 낙하산을 제공하지 않는 이유가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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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추락하는 비행기에서 낙하산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흔들림이 없는 고요한 장소라고 해도, 낙하산을 제대로 갖춰 입고 뛰어내릴 수 있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거든요. 게다가 4000 m 이상의 높이에서 낙하산 이용시 안전한 착륙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가끔 낙하산을 소지하고 기내에 탑승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승객분들이 계시는데요. 낙하산 하나 가격이 새 차 한 대 값과 맞먹는다는 사실만 알아두셨으면 합니다. 

15. 사고가 일어날까 무서워하는 조종사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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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기 어렵죠. 사고 통계 수치만 봐도 그렇고요. 대부분의 여객기 사고는 상공이 아닌 활주로나 공항에서 발생합니다. 비행기 두 대가 충돌하는 등 말이죠. 통계적으로, (이륙 전) 처음 3분, (착륙 후) 마지막 8분에 사고가 가장 많이 나는 걸로 밝혀졌습니다. 이들 사고를 경험한 승객의 95,7퍼센트가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참고로 두 비행기가 정면 충돌할 경우 가장 안전한 좌석은 맨 뒷좌석이 되겠습니다.

16. 착륙 성공 후 박수를 쳐도 되나요?

이런 표시를 보신 적이 있습니까? "박수치지 마시오. 조종사도 저 잘난 걸 아니까." 물론 착륙을 기뻐하는 승객의 박수를 받는 게 뻘줌할 수도 있지만, 칭찬을 마다할 조종사가 어디 있을까요? 또한, 이럴 땐 조종사가 기분 좋게 직접 출구로 나와 승무원들과 함께 떠나는 승객에게 인사를 전하기도 합니다. 

17. 영화처럼 승객이 착륙을 시도할 수도 있나요?

현대 과학 기술을 보면, 전혀 불가능한 것만도 아닙니다. 시뮬레이션 테스트에서 승무원이 관제탑 직원의 오토파일럿 작동법을 안내받으며 착륙에 성공한 적도 있으니까요.

여기까지 듣고 보니, 비행기에 대해 모르던 사실이 참 많았네요! 다음 번 비행기에 오를 땐, 이번에 배운 지식을 토대로 든든한 여행길을 준비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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