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뜻 이혼하지 못하는 이유와 관계 개선법

지난 2019년, 한국의 이혼 건수는 11만 8백 건을 기록했습니다. 결혼까지 가기 전에 헤어진 연인들을 감안하면, 커플의 결별 사례는 훨씬 더 많겠죠.

독일의 심리학자인 볼프강 크뤼거(Wolfgang Krüger) 박사에 따르면, 커플은 이별 전부터 이미 길고도 험난한 과정을 거칩니다. 어느 한 쪽이 헤어질 결심을 굳히기까지는 평균 3년이 걸린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이 고민에 마침표를 찍는 결정적인 계기는 과연 무엇일까요? 

더 이상 같이 사는 게 행복하지 않은 커플이라고 해도, 관계는 상당 기간 더 지속되는데요. 남자의 경우에는, 표면적인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참을 수 있을 때까지 문제를 억누르기 때문입니다. 반면 여자들은 고충을 표현하는 경향이 있죠.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긴장이 조성되고, 갈등이 더욱 악화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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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진력났다고 곧장 헤어질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특히 결혼한 사이라면 일상적으로 깊이 얽혀 있으니까요. 게다가 가족 행사라도 있으면 사이가 좋은 척 연출까지 해야 합니다. 거기에 환멸을 느낀 사람들이, 명절이 지나면 대거 갈라서는 거죠. 서양권에서는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가 위기라고 하네요. 

물론, 이별을 결심하는 요인은 한 가지가 아닙니다. 크뤼거 박사에 다르면, 이혼하는 사람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속으로 상대를 떠날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이 생각 자체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어떤 관계든 안 좋을 때가 있고, 그럼 자연스럽게 이별을 떠올리게 되니까요. 하지만 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내가 너무 많은 희생과 양보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그건 위험 신호입니다. 

사람들이 꼭 내부적인 문제로만 결별하는 건 아닙니다. 전반적인 생활의 질이나 재정 상황도 큰 영향을 미치죠. 인생의 난관을 통과할 때는, 상대에게 불만이 있어도 그럭저럭 참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대해 심리치료사인 도리스 울프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일이 생각처럼 풀리지 않을 때, 우리가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 관계 - 까지 포기하고 싶지는 않은 거죠." 내 상황이 불안정하면 변화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대신 현실에 안주하려 합니다. 이걸 반대로 말하면, 사람들이 신체 건강하고 재정도 튼튼하고 마음이 편안할 때 오히려 이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죠. 

또 다른 고려 요인으로는 자녀들이 있습니다. 아이가 어리면 그만큼 헤어지기가 어렵죠. 독일의 통계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26년간 결혼 생활을 한 다음 이혼하는 경우가 전체의 14%에 달한다고 합니다. 가장 어린 자녀가 독립한 다음에요. 한국에서도 자녀들이 장성한 다음 갈라서는 '황혼이혼'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고요. 

통념과 달리, 만성 질환이나 성적인 불만은 관계 유지에 그렇게까지 치명적인 요인이 아니라고 합니다. 다만 이런 문제가 있으면 관계의 토대가 약해져, 다른 문제가 불거졌을 때 해결할 여력이 없을 가능성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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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뤼거 박사는 '충동적인 이별'은 극히 드물다고 말합니다. 홧김에 헤어지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거죠. 대부분은 오랜 시간을 두고, 진지하게 고민합니다. 그렇다면 이혼을 예방할 수도 있겠죠? 관계는 당연히 유지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서로의 공감대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상대에게 뭐가 필요한지 세심하게 살피라고, 크뤼거 박사는 조언합니다. "마트에서 뭘 싸게 파는지밖에 할 말이 없다면, 그 관계는 그저 경제공동체에 불과하니까요."

지금 관계에 문제를 겪고 있다면, 전문가들의 충고를 떠올려 보세요. 위기의 순간에도 언제나 희망은 있습니다. 진솔한 대화와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관계 개선의 첫 번째 열쇠입니다.  

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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