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섞인 수돗물, 조사 결과 전 세계 83%가 오염된 것으로 밝혀져

환경 오염에 대한 자각이 점차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주범격인 플라스틱 소비는 도통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 치약 통에서 스마트폰, 냉장고까지, 플라스틱이 쓰이는 곳만 해도 대단히 광범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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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의 편리함이야 이루 말할 수 없다. 문제는 폐기량이 너무나 많아 지구 전체를 골병들게 한다는 것이다. 열에 의한 변형이 쉽지만, 아무리 작아도 완전 분해가 어려운 탓에 500년쯤은 거뜬히 지구를 떠돌게 된다.

플라스틱 생산 억제 및 소비를 제한하는 건 결국 각 나라의 결정에 달려 있다. 최근엔 플라스틱 및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극심한 해양오염이 범국가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이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에 따르면, 바다는 이미 거대한 플라스틱 탕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일본 규슈대학교의 아츠히코 이소 교수에 따르면, 일본 근해에서 50종류 이상의 플라스틱이 1㎡당 3개 이상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는 전 세계 평균의 30배에 달하는 밀도로, 인접국인 한국도 안심할 수 없는 수치다. 

각종 어류뿐 아니라, 생태 피라미드의 최하위 단계를 책임지는 주요 플랑크톤마저 미세플라스틱에 의해 파괴되고 번식력을 잃는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인간의 경우, 인체에 유입된 플라스틱을 다시 배출한다고는 하나, 그 속에 흡착된 각종 유해물질(피부 질환이 및 간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PCB, 석유, DDT 등)은 지방에 축적돼 고스란히 체내에 남게 된다. 

그렇다면 식수는 어떨까? 지난해 미 대륙, 유럽,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등지에서 대대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수돗물의 83%에서 0.1〜5mm의 플라스틱 분자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본 조사에 착수한 국제 NGO 단체 Orb media에 따르면, 북미 지역 수돗물의 94%가 오염돼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고, 레바논과 인도가 그 뒤를 따랐으며,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은 72%로 비교적 낮은 수치를 보였다.

미세플라스틱은 우리가 흔히 쓰는 치약이나 각질 제거제, 세안제 성분으로도 쓰인다. 0.5mm 미만의 고체 가공 플라스틱 입자를 '마이크로비즈'라고 하는데, 유럽에서는 마이크로비즈를 함유한 화장품의 생산을 금지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올해 6월부터 법으로 금지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2017년 7월, 화장품 및 일부 구강용품에 마이크로비즈 사용이 전면적으로 금지되었다. 뜻을 함께한 수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쳐 이뤄낸 결과다.

한편, 무시무시한 수질오염 통계 결과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으며, 과연 이와 같은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지구와 생물, 인체에 정확히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독일에서는 맥주 24종 및 꿀, 설탕 등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된 바 있으며, 프랑스 파리의 거리엔 연간 10만 톤의 플라스팀 섬유가 쏟아져 나온다고 한다. 이젠 어디를 가도 플라스틱의 위협을 피할 수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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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이 너무나 커진 상황에 어찌 대처해야 할지 짐작조차 어렵지만, 당장 할 수 있는 걸 시작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플라스틱 소비를 최대한 줄이고 버리기보다는 재활용해서 더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내지 않는 것. 이처럼 작은 행동이 하나둘 모이다보면 범세계적인 재앙이 닥치기 전에 조치할 수 있지 않을까. 

더 많은 분들이 환경보호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이 기사를 공유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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