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물어뜯는 사람들의 공통 성향

아동기나 청소년기에 만든 습관을 성인이 된 후에도 이어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몸의 특정 부위를 긁거나, 머리카락을 뽑거나, 아니면 손가락 마디를 꺾어 소리 내는 등 생각보다 다양한 행동 패턴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약 20명 중의 1명이 살면서 이러한 반복된 행동(강박 장애)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이 중에서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습관은 바로 손톱 물어뜯기입니다. 강박 장애 중에 2위를 차지하며, 총인구수의 30%가 손톱을 물어뜯는다고 하니, 어마어마하죠! 

물어뜯는 모습이나 너덜너덜해진 손톱이 사실 보기 좋진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손톱을 물어뜯는 본인이 상당한 통증을 (게다가 출혈까지!) 느낀다는 점에서 좋지 않은 습관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럼 여기서 질문: 왜 손톱을 물어뜯는 걸까요?

292/365 - February 20, 2009

손톱 물어뜯기를 강박 장애의 기본적인 증상이라는 건 흔히 알고 계시죠. 여기에 숨겨진 진실이 더 있답니다.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교의 정신분석학자 키론 오코너(Kieron O'Connor)가 진행한 반복 행동 장애에 관한 연구를 한번 볼까요? <행동학 요법과 임상 정신의학 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손톱 물어뜯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가진 공통 특성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완벽주의입니다.

Nail biting

연구진은 참가자 48명을 대상으로 다음의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우선 실험 대상자를 손톱을 물어뜯는 사람, 뜯지 않는 사람 이렇게 두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이후 각각의 그룹의 감정 통제 능력과 조직 능력을 테스트한 결과, 강박 장애 그룹에서 완벽주의 성향이 나타났습니다. 이 그룹에 속한 참가자들은 세밀한 계획을 짜고 스스로 과한 업무를 설정한다든가, 할 일이 없으면 쉽게 지루해했습니다. 결국, 손톱 물어뜯기와 같은 반복적인 행동은 억눌린 에너지를 표출하는 일종의 루트였던 셈이죠. 이 그룹에 속한 참가자들은 좌절하기 쉽고, 성미가 급하며, 일반적인 난관에 부닥쳐 실패했을 때보다 쉽게 무너진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다음으로, 참가자들은 4가지 상황과 마주합니다. 실험 참가자들은 이제 스트레스(비행기 충돌 사고 장면 상영), 휴식(출렁이는 물결 감상), 지루함(방에 혼자 남겨짐), 좌절(고난도의 퍼즐을 주며 초급자용이라고 함)에 노출됩니다.

Imgur

참가자들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강박 장애가 있는 그룹은 "휴식"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가지 상황에서 손톱을 물어뜯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를 토대로, 연구진은 손톱 물어뜯기가 생산적인 일이 불가한, 좌절을 느끼거나 지루한 상황에서도 나타난다는 결론을 내렸죠. 기존에 이미 강박 장애 요인으로 밝혀졌던 스트레스 뿐만 아니라, 생산적인 일을 해내지 못하거나 완벽주의적 성향을 보여주지 못할 때에도 손톱을 물어뜯는다는 것입니다. 

본 실험에서 얻어진 발견에 힘입어, 오코너는 조만간 강박 장애 개선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이 도입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움직임 자체를 억누르는 기존의 방법에서 완벽주의적 행동을 수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면, 치료에 들어간 환자의 스트레스를 대폭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어떠신가요? 손톱을 물어뜯는 단순한 행동이 이제 좀 다르게 보이지 않나요? 물론 바쁘게 살거나 일을 제대로 해내는 성격 자체가 나쁜 건 아니죠. 단, 완벽주의가 지나쳐서 손끝에서 피를 보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조금은 느슨해져도 좋을 것 같네요. 손톱을 자주 물어뜯는 주변 분들과 이 정보를 공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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