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과 추측이 난무하는 전 세계 민간인 통제구역 10선

얼음 속에 묻힌 지하 벙커, 금지된 섬,  군사 요새... 이 세상엔 정부나 사설 기관, 혹은 갑부들이 재미 삼아 만든 수많은 비밀 장소가 존재합니다. 많다고 해도, 극비에 부쳐 꼭꼭 숨은 경우가 다반사라 일반인이 쉽게 찾아낼 방법이 없죠. 물론 발견했다고 해서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말이죠. 

아래, 호기심을 증폭시키는 비밀 장소를 모아 보았습니다. 개중엔 이미 세상에 그 정체를 드러낸 것도 있지만, 여전히 일급기밀로 유지된 곳도 있어 흥미진진합니다. 그럼 출발!

1. 시랜드 공국

영국은 제2차세계대전 중 여러 곳에 해상 벙커를 만들었습니다. 시랜드 공국이 영토로 삼은 본섬에서 10km 정도 떨어진 벙커도 종식 후 방치된 요새 중 하나였죠. 1967년, 육군 소령이었던 패트릭 로이 베이츠가 이 요새를 점령하고 스스로 로이 1세, 즉 왕이 됩니다. 

그가 사망한 2012년까지, 로이 1세는 요새의 독립 및 정당성을 주장하며 무력을 동원하며 지켰습니다. 그의 영토에 사는 국민이라고 해봤자 가족과 친한 친구들에 불과하며, 10명을 넘지 않았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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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비공식) 국가에선 1975년 독립 운동도 벌어졌습니다. 독일의 사업가 알렉산더 고트프리드 아헨바흐와 그의 친구 몇몇이서 시랜드 공국에 침략한 사건이 계기가 되었죠. 그들은 결국 무력으로 진압돼 포로가 되었고, 독일 정부와 협상 끝에 본국으로 돌려보내졌습니다.  

시랜드 공국은 국기와 문장, 국가, 국가대표 스포츠(프리스비)팀까지 갖추었으며, 1999년 로이 1세를 비롯한 전가족이 요새를 떠난 뒤론 보초병만이 남아 영토를 지키고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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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발바르 국제 종자 저장고

2007년, 노르웨이령 스피츠베르겐 섬에 종자 저장고가 세워졌습니다. 무려 4백5십여만 개의 종자가 보관되어 있으며 샘플 하나당 보유 종자수는 500개에 이릅니다. 대재앙시 식용식물 재건을 위한 쌀, 옥수수, 밀, 감자, 과일, 뿌리식물 등이 보관되어 있죠. 

2015년 시리아 내전 발발 직후, 국제 종자 저장고와 처음으로 접촉이 이뤄졌습니다. 현재 이 장소는 지구온난화현상으로 인해 극심한 문제에 직면한 상태라고 합니다. 인위적으로 저장고 내의 온도를 낮추고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을 듯하네요.

wikimedia/Miksu/CC BY-SA 3.0

3. ADX 플로렌스 감옥

미국 콜로라도주에 위치한 이 감옥은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감옥으로 알려졌습니다. 내부인에 의해 감시되며, 수감자는 하루 중 23시간을 책상과, 의자, 침대를 갖춘 감옥에서 보냅니다. 세간은 전부 시멘트로 만들어져 바닥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습니다. 그중 거울만이 유일하게 광택처리한 금속이라고 합니다.

1994년에 문을 연 감옥엔 현재 410여 명이 수감돼 있으며, 주로 조직폭력배나 테러범, 이중 스파이 등의 정치범이 주를 이룬다고 합니다. 

wikimedia/Federal Bureau of Prisons/Public Domain

4. 그라나이트 마운틴 금고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32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금고입니다. 몰몬교의 세계 가족 족보 원본(마이크로필름)이 보관된 장소이기도 하죠. 6개의 방은 각각 길이 190m, 넓이 25m, 높이 25m로 14톤짜리 문으로 엄중히 차단돼 있으며, 2백4십 만여개의 마이크로필름이 들어있습니다. 핵폭발이 일어나도 끄덕없을 정도로 철저히 관리되고 있죠.

1894년 조셉 스미스에 의해 창시된 몰몬교의 소유로, 몰몬교를 믿지 않은 조상의 사후 개종을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5. 멘위드 힐

1954년에 개설한 영국 잉글랜드 지방 뉴요크셔에 위치한 왕립공군 기지입니다. 공군의 업무 뿐 아니라 냉전 시절 미군이 주둔하며 소련군의 통신 내용을 도청하던 공간으로 쓰였습니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아니지만, 오늘날엔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의 비즈니스 통화, 팩스, 인터넷 데이터를 감시하는 정보국 ECHOLON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RAF Menwith Hill

6. 피오넨 정보 센터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가보겠습니다. 핵폭발에 대비해 지어진 지하 30m 깊이의 지하벙커로, 비밀 터널을 통해 진입할 수 있으며 무려 40cm 두께의 문으로 차단돼 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현재 스웨덴의 인터넷 회사 '반호프'가 이 벙커를 정보 센터로 쓰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회사 직원들은 날마다 지하 벙커로 출근하고 있습니다. 비공개 정보 누설로 유명한 위키리크스가 바로 이 데이터 센터의 서버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쾌적한 근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반호프사 측은 무거운 벙커 인테리어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었는데요. 마치 007 영화에서나 볼 법한 악당의 본거지 같은 최첨단 기지 느낌이 물씬 풍긴다고 합니다.

7. 그린브라이어 리조트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 건설된 4성급 호화리조트입니다. 미국 전역에서 온 유명인사와 미국 대통령들이 묵어간 명소이며 엄격한 철통 보안 시설로 유명합니다. 

리조트와 나란히 붙은 병원에 비밀 기지가 하나 있습니다. 스포츠의학과까지 딸린 이 병원 지하엔 핵폭발로부터 투숙객을 지켜줄 벙커가 1962년 신설됐습니다. 1000여 평에 이르는 넓은 벙커는 약 1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운영실 및 TV 스튜디오까지 마련돼 있죠. 극비 사항이었던 이 벙커는 현재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고 합니다.

8. 바티칸 비밀문서고

영화 <다빈치코드>의 영향일까요. 수많은 사람들이 바티칸 어딘가에 고대 비밀문서를 숨겨둔 장소가 있을 거라 믿습니다. 바티칸에 그러한 장소가 있습니다만, '비밀'은 아닙니다. 라틴어 직역으로 인해 비밀문서고라고 부를 뿐, '사설문서고'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하죠.   

17세기 초부터 발굴 작업이 이뤄졌으며, 19세기 후반부터 다수의 문서가 대중에 공개되기 시작했습니다. 직선 거리로 85km에 이르는 거리에 방대한 서적과 문서들이 쌓여 있으며, 대표적으로 바티칸 주고 받은 외교 서신, 미켈란젤로의 편지, 혼인 무효를 주장하던 헨리 8세의 청원서 등이 있습니다.

9. 니하우 섬

'금지된 섬'이라 불리는 하와이 제도 서쪽 끝에 있는 섬입니다. 1864년 스코틀랜드 출신의 농장주 엘리자베스 싱클레어가 1만달러에 사들인 뒤로, 그녀의 후손들이 대를 이어 물려받았습니다. 가족들이 암묵적으로 정한 규칙엔 "일단 섬을 떠난 자는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조항이 있다고 하네요. 

2000년에 마지막으로 실시한 인구조사에 따르면 현재 160명이 이 섬에 거주한다고 합니다. 재미난 사실은 조개껍데기로 빚을 청산할 수 있으며, 음주 및 흡연을 자제하는 건전한 분위기라고 합니다. 근처에 있는 섬의 관리를 받긴 하지만, 공무원이나 의사, 경찰 등은 상주하지 않습니다. 공공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일부는 발전기를 돌려 공급받는다고 하네요.

wikimedia/Polihale/CC BY-SA 3.0

10.제 51구역

미국 네바다주에 위치한 너무나도 유명한 비밀 기지입니다. 근방에서 UFO를 봤다는 목격담이 쏟아져 나오면서 기지 용도에 대한 수많은 의혹이 제기됐지만, 정작 미국 정부는 침묵으로 일관하며 기지의 존재 여부를 쉬쉬했죠. 2013년, 미국중앙정보국의 비밀문서가 공개되며 마침내 기지의 존재가 공식적으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기지는 존재하지만, 여전히 군사제한 지역으로 분류돼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 있습니다. 신식 스텔스 항공기의 시험 비행을 주로 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아마 UFO 목격담은 이러한 이유에서 생겨난 것으로 보입니다. 

1997 - Area 51

비밀로 가득한 세계의 숨겨진 장소 10선, 어떠셨나요? 수많은 추측과 의혹이 무성했지만, 실제 용도를 알고 나면 좀 평범하지 않나 싶네요. 물론 세상에 알려진 것과 전혀 다른 사연이 숨어 있을 수도 있으니, 나머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소스:

bright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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