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걸린 사람에게 건네지 말아야 할 11마디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국내 우울증 환자가 해마다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뭔가를 하고 싶은 의욕이 현저히 떨어지고, 방치하면 종국엔 살려는 의욕마저 앗아가는 무시무시한 병입니다. 병을 앓는 본인뿐 아니라, 가까운 사람들까지 영향을 끼치는 무거운 병이죠. 매사에 부정적으로 변하기 쉬워, 우울증을 앓는 사람에게 잘못 건넨 말 한마디가 큰 화를 부르기도 합니다. 따라서 곁에서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고 해도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Magan, maganing

아래에서 좋은 의도에서 출발했지만, 우울증을 앓는 사람에게 독이 될 수도 있는 말 11마디를 알아보겠습니다. 

1. "지금 네 기분 잘 알아. 나도 가끔 기분이 나빠질 때가 있거든."

누구나 기분이 나쁠 때가 있습니다. 우울증의 경우, 기분이 좋고 나쁜 문제가 아니라 이로 인해 장기간 아픔과 상처를 경험한다는 면에서 일반적인 경우와 크게 다릅니다. 따라서 이 말을 들으면 위로가 되기는커녕, 전혀 공감 못 한다는 생각에 한층 더 고립될 수 있습니다.  

2. "괜찮아 질 거야." 

아니오, 당사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상대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에서 비롯된 말이지만, 오히려 그 사람의 마음을 자극하고 한층 더 우울하게 만들기 쉽습니다.

3. "너 원래 무척 밝은 사람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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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에 빠진 사람은 이 말을 듣고 자신이 현재 겪는 내면과 큰 괴리를 느끼며, 자신이 비정상이라는 생각에 빠지게 됩니다. 

4. "좀 괜찮아졌어?"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 정도로 보는 관점에서 나온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우울증은 며칠 사이 그리 쉽게 완치되는 질병이 아닙니다. 장기간에 걸친 상담 및 약물을 통해 아주 조금씩 치유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5. "그래도 다행히 몸은 멀쩡하잖아. 감사하게 생각해!"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감사나 안도와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쉽게 느끼지 못합니다. 게다가 우울증은 그저 한시적 감정 변화가 아닌, 신체에 나타난 질병과 같은 종류로 인식해야 합니다.

6. "사람들을 자주 만나고 그래야 나아질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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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에 걸리면 사회 활동에 대한 의욕을 상실하고, 고립된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지 않습니다. 누구를 만나도 이해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괴로우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사람을 만나보라는 말은 그 사람을 한층 더 힘들게 합니다. 

7. "네가 바라는 바에 좀 더 귀를 기울여 봐." 

사실 우울증 환자에게 더없이 중요한 말입니다. 그러나 스스로 나아지려는 노력을 못 하는 상황에서, 피상적인 동기 부여는 크게 와닿지 않습니다. 

8. "넌 할 수 있어."

자신이 나약하고 무기력한 존재라고 믿는 사람에게 이 말은 되려 부정적인 자극이 되기 쉽습니다. 

9. "네가 슬퍼할 이유가 하나도 없어."

이 말을 위로차 건네기 전에,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에피쿠로스가 했던 말을 기억하세요. "그 일 자체가 아닌, 그 일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우릴 기쁘거나 슬프게 하는 것이다." 아무리 외모가 뛰어나고 돈을 잘 벌고 멋진 친구들과 근사한 애인이 있어도, 우울증에 빠진 사람에겐 그 어떤 위안도 되지 못합니다. 

10. "왜 그렇게 우울한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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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들 속 시원히 답하고 싶지 않을까요! 우울증엔 유전, 환경, 과거의 트라우마, 생화학적 요인 등 복잡하고 다양한 요인이 얽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정확히 파악하는 사람이라면 우울증에서 금방 벗어날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11. "넌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그렇게 심각한 건 아니야."

제삼자의 관점에선 그럴 수도 있습니다. 우울증으로 인해 목숨을 포기하는 일도 생기니까요. 하지만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렇게 심각한지 아닌지를 알 길이 없습니다. 따라서 속단은 금물입니다.

지금까지 우울증에 걸린 사람에게 건네선 안 될 말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소용없는 위로의 말 백 마디보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접근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네 곁에 있다는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하세요. 한결같은 응원에 힘을 얻은 상대가 어느 순간 마음을 열고 내게 도움을 요청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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