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폭발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처법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전쟁이 터지고 핵무기 공격이 쏟아지면, 그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핵전쟁. 시나리오는 종종 접해봤지만, 실제로 이와 같은 아찔한 상황이 눈앞에 펼쳐진다는 건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Nuclear Explosion Fantasy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자. 냉전 시대엔 메가톤 급 원자 폭탄이 개발돼 실험한 바 있다. 당시엔 폭탄 투하 지점을 기준, 수십 킬로미터 반경 내의 모든 걸 "삭제"하는 규모가 큰 폭탄이 주를 이루었으며, 이에 따라 하늘을 집어 삼킬 듯한 거대 핵버섯 기둥이 대표적인 이미지로 자리잡았다. 실제로 미국, 러시아와 같은 주요 핵 보유국가들은 500kt 급 이상의 막강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오늘날 후발주자들에 의해 개발되는 대다수 원자 폭탄의 경우, 과거의 메가톤 급 폭탄의 파괴력에 비교하면 그 위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핵무기의 효율 상 위력이 강한 폭탄이라고 해서 실제로 그에 비례한 파괴력을 반영하지 못하는 게 주된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위력이 약한 다수의 핵무기 공격이 강력한 한 방보다 효율적이다) 통상적으로 0.1kt에서  10kt 사이의 폭탄이 주로 제조되는데, 1kt 급 폭탄을 예로 들어보자. 이 폭탄은 투하 지점 기준 약 2km 반경 이내에 파괴력을 발휘한다. 피해 반경 내에 속해 있다 하더라도, 폭심지에 인접하지 않은 이상 적절한 응급 조치가 따른다면 생존률은 올라간다. 또한 폭발 당시 콘크리트 빌딩 안에  있었다면 생존률은 한층 더 뛰어오른다. 전문가들은 일본 히로시마(15kt 급), 나가사키(22kt 급) 원폭 투하 사건 당시 더 많은 콘크리트 빌딩이 있었다면 인명 피해가 크게 줄었을 것으로 본다. 

2005-09 広島 爆心地 Hiroshima ground zero

폭발 직후 생존에 성공했다면, 이후엔 피폭지 파편과 방사성 물질이 버섯구름을 타고 흩뿌려지는 낙진에 본격적으로 대비한다. 낙진은 폭발 뒤 발생해 수 시간 동안 지속되므로, 지하철 역이나 지하 쇼핑 센터, 콘크리트 건물 지하 등으로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 되도록 5분 이내에 몸을 숨겨야 방사능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다. 30분 이상 노출되면  피폭이 심각하게 진행돼 회복 불가한 수준으로 치달을 수 있다. 너도나도 차를 몰고 피해 지역을 벗어나려는 상황이 속출하면 심각한 교통 체증으로 이어지기 쉬우므로, 되도록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는 게 낫다.

고속터미널 지하상가(Express Bus Terminal Underground Shopping)

긴급 대피를 마치면 바로 마스크를 써서 호흡기를 보호하고 내부 피폭에 대비한다. 마스크가 없다면 손수건 등을 사용한다. 은신처에 진입하기 전, 온몸을 빗질해 낙진을 털어내어 내부에 방사능 물질을 유입하지 않도록 한다.

SAKURAKO - Behind the mask.

'죽음의 재'라고 불리는 방사성 낙진도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히 감소하기 마련이다. 폭발 후 5분이 지난 시점에 가장 막강한 영향을 미치며, 7시간 뒤엔 1/10로, 이틀 뒤엔 1/100로 줄어든다. 온 시스템에 종말이 온 게 아닌 이상, 구조대가 출동해 대피한 사람들을 구하러 올 것이므로 침착하게 마음을 다잡고 기다리자. 개인적인 은신처가 있다면 적어도 이틀 간 먹을 식량과 식수를 사전에 확보하도록 한다. 대피 정보와 속보, 구조 상황 등을 전해들을 수 있는 라디오 수신기는 반드시 소지해야 한다.

참모병장 비상식량 - 제육볶음맛 비빔밥

낙진은 대기 폭발보다 지표 폭발일 때 더 많이 발생하며, 그에 따른 위험성도 더 높다. 피해 지역은 풍향, 풍속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질 수 있으므로 날씨 변화에 유의해야 한다. 긴급 대피처에서 빠져나올 땐 이와 같은 사항을 세심하게 고려해 타이밍을 맞춰야 한다. 

여기까지 핵폭발 발생 시의 대처법을 알아보았다. 재앙은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터질 수 있다. 평소에 대피할 만한 지점을 물색해두고 회사, 학교, 집으로부터의 최단 동선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긴급 상황을 대비해 마스크와 우비를 소지하고 다니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전쟁의 위협을 그저 '남일'로 치부하기엔 그 뒤에 도사린 리스크가 너무나 크다. 특히 국제 정세가 흔들리며 바람 잘 날 없는 요즘이기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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