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분간 인내한 자에게 주어지는 육즙의 보상

닭가슴살은 다이어터의 영원한 친구입니다. 단백질 함량은 높고 지방은 적은 데다가 가격도 합리적이죠. 하지만 문제는 맛이 없다는 겁니다! 야들야들한 다리나 날개에 비하면 퍼석하기가 모래알 같죠. 태생부터 지방이 부족하기 때문인데요. 어떻게든 닭가슴살을 맛있게 먹으려고 청주나 소금물에 담가 밑 준비를 하는 경우도 있죠. 

Preparation

하지만 더 쉽고 빠른 방법을 알려 드릴게요. 사전 작업 없이도, 촉촉하고 부드러운 닭가슴살을 먹을 수 있습니다. 일본의 오너 셰프인 이나다 슌스케 씨가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비법을, 차근차근히 따라해 보세요. 

① "30분 닭요리'는 닭가슴살을 가장 맛있게 조리하는 방법입니다. 먼저 후라이팬에 닭가슴살의 껍질이 아래로 가도록 올리고 소금과 후추를 뿌린 다음, 불을 켜세요. 이 요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약불로 진행됩니다. 

② 5분 정도 기다리면 지글지글 익는 소리가 들릴 겁니다. 이때 절대 닭가슴살을 움직이지 말고, 뚜껑도 덮지 마세요. 그냥 약불에 가만히 두고 익히면 됩니다. 

③ 15분을 더 기다리면, 껍질에서 지방이 빠져나와 맛있는 냄새가 납니다. 타지 않을까 걱정이 되겠지만, 침착하세요. 계속 약불로 굽는 겁니다. 

④ 닭을 후라이팬에 올린 지 25분이 지났습니다. 이쯤 되면 지방이 더 많이 흘러나왔을 테니, 취향에 따라 여기 마늘이나 허브를 뿌려 주세요. 허브가 없으면 생략해도 됩니다.  

⑤ 30분 경과. 얼핏 보면 아직 안 익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닭가슴살을 만져 보면, 체온보다 약간 높은 상태입니다. 목욕 물 정도의 온도죠. 옆에서 보면, 절반 정도가 익어 하얗게 변한 걸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⑥ 드디어 뒤집을 때가 왔습니다. 닭껍질이 바삭바삭하고 노릇노릇하게 익었죠? 하지만 닭을 조금이라도 움직이거나 뚜껑을 덮으면, 절대 이렇게 되지 않습니다. 물론, 불은 계속 약불로 유지해야 하고요. 뒤집은 다음, 셋까지 세고 바로 불을 끄세요. 나머지는 10분간 그대로 두고, 잔열로 익히는 겁니다. 

⑦ 자, 단면을 감상하세요. 살짝만 눌러도 육즙이 나올 만큼 촉촉합니다. 

복습해 보겠습니다. 닭가슴살에 소금, 후추를 뿌리고 약불로 30분간 굽다가 뒤집어서 불을 끄고 10분간 잔열로 익힌다. 너무 간단해서 얼떨떨할 정도네요. 관건은 불 조절에 있습니다. 닭가슴살은 지방이 적기 때문에, 가열해서 물기까지 날아가면 퍼석퍼석해집니다. 하지만 약불에서 천천히 조리하면, 육즙을 끝까지 고기 안에 간직할 수 있죠.  

이나다 씨는 육즙 상태를 검증하기 위해, 조리된 닭가슴살의 무게를 재 봤습니다. 닭을 바짝 구우면, 조리 전과 비교해 무게가 70~75% 수준으로 감소한다고 하는데요. 이 조리법으로는 80% 이상이 남았습니다. 바로 그 차이가 맛을 결정합니다. 

'30분 닭요리' - 실제로는 40분이지만요 - 를 시도해 봤다는 후기도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다들 두툼하고 육즙 풍부한 결과물에 대만족했다고 하네요! 

보온 기능이 있는 전기레인지를 사용할 경우에는, 불을 끄는 대신 보온으로 돌려 10분간 기다려도 괜찮고요. 

주의! 이 조리법에는, 설탕이 들어간 소스가 맞지 않습니다. 간장이나 맛술 대신 마늘과 허브를 넣어 주세요. 달콤하게 즐기고 싶다면, 찍어 먹는 소스를 따로 만드시고요.  

이 정도라면 따라할 만하죠? 단백질과 육즙을 꾹꾹 눌러 담은 닭가슴살 요리로, 환절기 피로를 이겨내세요!

Preview image: © ︎Twitter / inadashuns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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